<감나무가 있는 집>
그 해는 가을이 되어도 정말 감은 한 개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새해가 되었습니다. 이제 곧 할아버지의 제삿날입니다. 후미에도 요우이치도 감나무 아래서 그 가지를 바라보며 할아버지를 생각했습니다.
“꽃이 달려있어, 저것 봐. 저기도, 저기도.”
후미에가 감나무의 작은 가지에 드문드문 달려있는 작고 푸른 꽃망울을 가리키자 그걸 본 요우이치도 목소리에 생기가 돌며,
“어, 정말이네. 내가 위에 올라가 보고 올게.”
하고 말하고는 이내 슥슥 익숙한 발놀림으로 감나무에 올라갔습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우와, 굉장히 많아.”
“와, 잘됐다. 잘됐어. 그치 요우이치.”
후미에는 나무 위를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할머니, 감이 달렸어요. 할머니, 엄마, 감이예요.”
요우이치는 가족들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도, 엄마도 안 계신지 집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지만 두 사람은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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