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쇼조는 단도를 꺼냈다. 지도를 잘게 자르기 시작했다. 하나로 이어서 목을 맬 작정이었다. 이미 교무실에 있을 때부터 계획했던 일이었다. 두루마리 지도를 찢어 그걸로 목을 매어 죽자. 가장 아름다운 행위로 죽고 싶다. 그런 원망(願望)을 애써 마음속에 기복(起伏) 시키며 교사의 질책을 외면했다. 재봉실의 풍경은 허름했다. 큼지막한 대들보가 시대(時代) 아래로 먼지를 모으고 있다. 사실 거짓 협박으로 사람들을 놀래키며 죽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죽는 방법이 가장 쇼조의 맘에 들었다. 재봉대를 쌓아놓고 가늘게 찢어놓은 지도를 걸었다.
그제야 누나가 보고 싶었다. 묘한 기분이었다.
-책 속에서-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