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
현관에는 큰 꽃다발을 품에 안은 행복한 표정의 노인이 서 있었다.
“저어”하고 노인은 고개를 조금 숙였다. 노인의 입에 치아는 거의 없었다.
“꽃 배달을 왔습니다.”
꽃은 수국이었다. 수국으로만 된 커다란 꽃다발이었다.
“꽃?” 검은 양복은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쓸어 올리는 동작을 했다.
“누가 부탁한 거요?”
“그게. 이 댁 부인께서 어제 오셔서.” 꽃집 노인은 검은 양복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어제, 오후에 이 꽃을 꽃다발로 만들어 보내달라고 하셔서…….”
물을 끼얹어서 가져온 듯 다양한 색깔이 섞인 꽃들에서 물방울이 바닥에 똑 똑 떨어졌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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