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
그는 그 선로들을 넘을 때마다 건널목지기가 치인 곳은 어느 선로였을까 거듭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선로였는지는 금방 그의 눈에도 명백히 들어왔다. 피는 아직 한 가닥 선로 위에 2, 3분 전의 비극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거의 반사적으로 건널목 건너편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그건 별 효과가 없었다. 차갑게 빛나는 쇠(鐵)의 표면에 걸쭉한 붉은 것이 괴어있는 광경은, 퍼뜩 생각이 미치는 순간 선명하고도 강한 인상을 안겨주었다. 뿐만 아니라 그 피는 선로 위에서부터 연하게 수증기마저 피워내고 있었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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