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돗개다 2>

머리통이 크고, 목이 굵고, 가슴이 두텁고, 뚱뚱하고, 심술궂게 생긴 암 진돗개 맹순이가 이 답답한 세상 속에서 시작한 유쾌한 반란에 대한 이야기. 맹순이는 서울의 한 작은 동네에서 반경 1킬로미터의 영역을 돌아다니며 똥개들을 못살게 굴고, 쥐, 고양이, 까치, 꿩, 두더지를 사냥했다. 맹순이가 10여년간 살았던 이 동네에는 고양이는 씨가 마르고, 다른 수많은 동물들은 이 지긋지긋한 동네를 탈출하여 다른 서식지로 이주했다. 맹순이는 급기야는 대개 대문을 열어놓고 사는 이웃집 부억을 약탈하여 주인 가족을 먹여살렸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1970~80년대 서울의 한 시골스러운 동네, 마당이 넓은 집에서 항상 수많은 개들과 함께 살았던 지은이가 자신의 체험을 모아 자전적 소설을 썼다. 지은이는 어린 시절 항상 묶인 채 감금의 고통 속에 살아가는 개들을 보며 성장하는데, 조금씩 나이가 들수록 개들을 쇠사슬로 묶어두는 불의에 대해 의분을 품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집안의 독재자인 아버지에게 항거하여 개들의 쇠사슬을 모두 풀어버렸지만 의외로 아무런 처벌이나 제지를 받지 않고 해방된 개들과 어우러져 생기 넘치는 삶을 시작한다.
지은이는 개들을 돌보고 개들과 뒤엉켜 살며 끈끈한 친구가 되어 점차 그들의 세계에 깊이 들어간다. 그러면서 개들의 자아와 개성에 눈을 뜨고 개들도 인간 못지 않게 소중한 영혼을 지닌 존재들임을 깨달아 간다. 그 중에서도 독특한 성격의 진돗개 맹순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구속과 훈육을 거부한 채 사람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쳐 지은이를 더욱 놀라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