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적 고전 서사의 발견

치유적 고전 서사의 발견

<치유적 고전 서사의 발견> 복잡하고 각박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상처를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문학치료는 이러한 내면의 상처에 관심을 기울이자는 문학계의 움직임이다. 이는 독서가 단순히 ‘마음의 양식’이 아닌 병든 마음을 적극적으로 고치는 치유자가 되어야 함을 천명한 것으로, 문학이 그것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상처를 보듬는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 전제된 것이다.
이 책은 불안, 우울, 좌절 등 내면의 고통으로 힘들어하고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현대인들의 심리적 결핍과 갈등의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혜를 우리의 고전에서 찾고 있다. 「홍길동전」, 「최고운전」, 「운영전」, 「호랑이와 곶감」, 『금오신화』, 『옥환기봉』 등 다양한 한국의 설화와 소설을 분석하고 그 속에 담겨 있는 삶의 지혜와 철학을 읽도록 함으로써, 자신과 타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가치를 발견하고 서로가 서로를 지지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해 인간관계의 단절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했다.
이 책에서는 21세기 정신분석학의 중심에 있는 자기심리학과 문학 응용 분야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문학치료학의 관점에서 고전을 새롭게 읽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기존의 정형화된 독법(讀法)에서 벗어나 독자가 고전 속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상황과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위안과 긍정적인 해결책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리딩 레시피’를 제안한다. 현행 중·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노출되는 고전의 하나인「이생규장전」은 교과서적인 독법에 의하면 단지 비극 서사로만 이해된다. 작품 안에서 남녀 주인공의 만남과 이별이 세 번 반복되는데 마지막 이별은 죽음에 의한 것이기에 삶은 고난의 연속이며 궁극에는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절대 고난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만남과 이별이 아닌 그것의 반복에 방점을 두고 작품을 읽게 함으로써 ‘만남-이별’뿐 아니라 ‘이별-만남’의 구조 또한 내면화하도록 이끈다. 이러한 독법은 독자의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독자로 하여금 현실의 고난은 곧 극복할 수 있으며 따라서 지레 겁먹고 좌절하거나 포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제안하고 있는 독법은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현시대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병리적 현상들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또한 고전 작품에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문화사회에서 차별받고 배척되는 이방인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남녀 사이의 갈등과 혐오가 극단화된 이때에 어떻게 서로를 이해할 것인지, 진정한 리더가 부재하는 시대에 어떠한 리더를 소환해야 하는지, 팍팍한 현실 속에서 좌절감을 느끼는 청년들이 자신에게 닥친 수많은 도전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에 대해 우리의 옛 책들이 어떠한 답을 줄 수 있으며 그 답을 구하기 위해 어떤 작품을 어떠한 관점에서 읽어야 하는지 살펴본다. 이러한 고찰을 통해 그동안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는 옛이야기로 주로 인식되어왔던 고전을 시대를 초월한 ‘위안과 지혜의 서(書)’로 재발견하도록 한다는 데 이 책의 의의가 있다.

▣ 책 내용

이 책은 총 3부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이 책을 이해하는 데 기본이 되는 문학치료학 용어인 작품서사, 자기서사, 우리서사에 대해 다루고 있다. 1장에서는 사람마다 자기 삶을 운영하고 끌어가는 이야기, 즉 자기서사가 있음을 살펴보고 문학 속에 나타난 다양한 작품서사를 통해 자기서사를 보다 건강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찰한다. 2장에서는 작품서사가 개인의 자기서사뿐 아니라 공동체의 자기서사인 우리서사의 결핍을 치유해주고 집단의 자기감(sense of self)을 고양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2부에서는 21세기 한국의 집단적 자기서사, 즉 우리서사에 결핍된 요소에 주목했다. 극단적 갈등과 대립이라는 증상으로 드러나는 한국사회의 문제는 한국적 우리서사가 건강한 자기애를 지니지 못하고 자기감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 사회에서 문제로 제기되는 다양한 증상들을 항목화해서 진단하고 이를 성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혜를 우리 고전에서 찾고 있다. 1장에서는 「최고운전」의 분석을 통해 고전에 내재한 이방인 서사를 읽는 방법으로 경청과 화해 지향의 독법을 제안함으로써 다문화 시대에 만연한 혈통적·계층적·지역적 편견과 이방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조언한다. 2장에서는 『옥환기봉』과 『한조삼성기봉』을 고찰함으로써 조선 시대에 ‘부도(婦道)’라는 이름으로 행해졌던 여성의 직무와 그에 수반되는 정서적 희생에 대해 알아보고, 여성을 주변적 존재로 규정하고자 한 사회에서 여성들이 소설적 상상력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할 것을 요구했음을 서술한다. 3장에서는 「금방울전」 작품 속 조력자/치유자 서사의 분석을 통해 기존의 가부장 리더십이 아닌 모성 리더십을 구현하는 리더를 제안하고 있으며, 4장에서는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문명의 전환기에 등장한 몽견류(夢見類) 소설 중 「몽배금태조」에 나타난 당시 지식인들의 고민을 알아보고 그에 대한 답을 모색해가는 과정을 통해 불안한 현시대에서 새로운 미래사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5장에서는 전란과 정쟁으로 인해 혼란했던 17세기의 문학사를 고찰하면서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사회적·개인적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도록 한다.
3부에서는 인간 내면의 결핍은 나 자신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따른 문제로부터 기인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 여러 고전들을 분석한다. 1장에서는 단순히 작가의 말을 전하는 문학적 자아가 아니라 독자의 자기대화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문학적 자아를 어떻게 발견할 수 있는지 「최치원」의 분석을 통해 알아본다. 2장에서는 그동안 신분제에 대한 저항과 좌절로 읽혔던「운영전」의 비극적 사랑이 외부적 요인만이 아니라 온전하고 신뢰받는 인간관계의 실패에서 오는 존엄성, 즉 자기감의 상실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 있음을 살펴본다. 3장에서는 한국 고전 중 최초로 삼각관계를 다룬 작품인「주생전」에 나타난 아픈 사랑, 실패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건강한 사랑법을 발견하고자 했다. 나의 사랑이 결코 나와 상대만의 문제가 아니며, 내 사랑의 방해물로 여겨지는 대상까지도 포용하고 고려되어야 건강한 사랑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4장에서는 「숙향전」을 분석해 자기의 상처를 치유하고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정결을 위한 수련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선업(善業), 즉 도덕적 배려와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5장에서는 ‘내 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궁극적으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가 만든 선업의 결과라는 점을 설화 「내 복에 산다」를 통해 일깨우고 있으며, 6장에서는 「호랑이와 곶감」을 고찰함으로써 우리 내면에서 자기감을 떨어뜨리는 원인 모를 근원적 불안을 어떻게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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