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노통브식 『노트르담의 꼽추』혹은 『미녀와 야수』의 재해석
비록 보답 받지는 못했지만 그 숭고한 사랑만으로도 이미 『아름다운』 카지모도, 야수의 겉모습 속에 숨어 있는 순수한 영혼과 진실한 사랑을 알아보고 그를 구원하는, 이름마저 아름다운 벨 아가씨. 수 세기를 거쳐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이 이야기들에서 야수의 겉모습은 그가 마음에 품은 고귀한 사랑을 돋보이게 하는 장식적인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번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죽음으로 끝을 맺지 않았다면 카지모도와 에스메랄다의 사랑이 가능했을까? 저주에서 풀려난 야수가 왕자가 아니라 70세를 훌쩍 넘긴 노인네라면 어떨까?
『공격』의 도입부에 이루어지는 잔인할 정도로 자세한, 에피판의 흉한 겉모습에 대한 묘사는 우리로 하여금 진실된 영혼과 절대미의 결합이라는 문학계의 공리에 대해 진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사람들은 이야기 속의 미녀에게 겉모습에 현혹되지 말라고, 그 안에 깃든 사랑과 고귀한 영혼을 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왜 추남들이 미녀의 외적인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긴 것에 대해서는 나무라지 않는가?
현실 속 미녀와 야수의 관계는 동화 속의 해피 엔딩과는 다르다. 이들 사이에는 보다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들이 자리하고 있다. 결국 『공격』은 그러한 문제를 풀어내려는 야수들의 이야기인 셈이다. 『공격』의 야수 에피판은 자기 사랑의 정당성을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위대한 사랑 이야기의 또 다른 당사자인 미녀 에텔은 그의 논리의 뻔뻔함에 분노한다. 에피판은 자신을 끝까지 거부하는 에텔에 대해, 그를 거부한 세상에게 그러했듯이 『공격』을 가하기로 결심한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