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이 닮았다 : 김동인 단편선> “인생은 생각하면 재미있는 연극이외다.”
천재 작가, 예술지상주의자, 한국 근대문학의 선구자…
김동인의 다양한 작품 세계가 담긴 단편 12편 수록.
천재 작가, 예술지상주의자, 유미주의자, 근대문학의 선구자, 친일반민족행위자… 모두 김동인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올해 탄생 120주년이 되는 김동인은 스무 살이 되던 1919년 우리나라 최초의 문학 동인지 『창조』를 창간하고 「약한 자의 슬픔」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후 「배따라기」로 작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하는 한편, 이광수의 계몽주의 경향에 맞서 사실주의 수법을 사용하고, 1920년대 중반 유행하던 신경향파 문학에 맞서 예술지상주의를 표방하며 순수문학 운동을 벌였다. 그는 이광수 비판에의 집착, 여성 문인 혐오, 극단적 미의식, 친일 행적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군더더기 없이 명쾌한 간결체를 구사하고, 과거시제인 ‘였다’를 써 문장에서 시간관념을 명백히 하고, 작중 인물의 호칭으로 삼인칭 대명사를 도입하는 등 우리나라 단편소설의 전형을 확립한 것으로 크게 인정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의 소설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이번에 출간된 『발가락이 닮았다』는 김동인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을 엄선했다. 자신의 임신을 모른 척하는 남자를 상대로 소송하는 여성 화자의 이야기를 담은 데뷔작 「약한 자의 슬픔」을 시작으로, 이름과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잔인한 환경 앞에서 타락하는 ‘복녀’를 주인공으로 한 최초의 본격적 자연주의 작품 「감자」, 자유연애에 빠진 신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김연실전」과 「선구녀」 등 여성 화자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을 골랐다.
자연주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발가락이 닮았다」, 실제 투옥되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써서 생생하게 인간의 추한 본성을 그려 낸 「태형」, 탐미주의적 경향이 깊게 새겨진 「광염 소나타」와 「광화사」, 민족주의적 색채가 짙게 묻어나는 「붉은 산」, 대표적 친일 문학가 이광수를 떠올리게 하는 ‘오이배’라는 인물의 삶을 그린 「반역자」를 수록했다. 이에 더해 사람 똥으로 식량난을 해결하려는 이야기로 오늘날 한국 최초의 SF소설로 평가받는 「K 박사의 연구」도 함께 담았다. 이 책이 다채로운 김동인의 작품 세계를 마주하고 이야기의 맛을 즐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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