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 문집

남명 문집

<남명 문집> 조식은 16세기 당시 경상좌도의 이황과 나란히 경상우도를 대표하던 유학자로서 양측이 다 우수한 문인 집단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개중에는 두 문하에 모두 출입한 사람들도 있었다. 고려 시대에 성리학이 전래된 이래 그것의 도입과 전개를 주도한 학자들이 영남에서 많이 배출되었으므로, 당시 영남의 좌·우도를 대표한 이들은 동시에 조선 유학을 영도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특히 경상우도는 김종직·김굉필·정여창 등 영남 사림파의 대표적 인물들을 많이 배출한 지역으로, 사림파의 실천적 학문 전통 가운데서 성장한 조식은 개인적으로 사림파의 인물들과 밀접한 인적 관계로 맺어져 있었으며, 그 집안의 학문적 배경도 사림파에 속했다. 그러한 까닭에 그는 평생 성리학의 이론적 탐구는 중국 송대의 학자들에 의해 이미 완성되었고, 남은 문제는 오로지 실천이라고 하는 원·명대로부터 조선 전기로 이어지는 유학의 학문적 입장을 강조했다.
조식은 또한 우리나라의 유학자들 가운데서 선비 정신을 대표하는 존재로 간주되어 왔다. 그것은 그가 사직소를 통해 당대의 정치에 대해 과감한 비판을 행한 데에서 잘 드러나 있지만, 또한 역대의 인물에 대해 그 자신의 독자적인 견해에 따라 비판을 감행한 데서도 두드러진다. 그러므로 성호 이익 같은 이는 그에 대해 “우리나라 기개와 절조의 최고봉(東方氣節之最)”이라는 찬사를 부여했고, 또한 퇴계학파는 인(仁)을, 남명학파는 의(義)를 중시한 점을 그 특징으로 간주했다. 이는 대체로 조식 및 남명학파에 대한 공통된 견해라고 할 수 있다. 조식의 역대 인물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출처(出處), 즉 벼슬에 나아갈 때와 나아가지 말아야 할 시기에 대한 명철한 판단 여부가 그 기준을 이루었다. 그는 제자들에 대해서도 “출처는 군자의 큰 절개”라 해 이를 매우 강조했고, 그 자신은 한평생 열 차례 이상 조정으로부터 벼슬을 받았지만, 한 번도 취임한 적이 없었다.
≪남명집≫은 정인홍의 주도로 선조 35년(1602, 임인년) 합천 해인사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는데, 이 초간본은 별로 보급되지 못한 채 장판각의 화재로 소실되고 말았으며, 갑진본은 초간본을 바탕으로 새로 간행한 것으로, 이 둘은 모두 3권 2책의 분량으로 되어 있었다. 조식의 문집 분량이 이처럼 적은 것은 자신의 저술 행위를 중요시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경계했던 학문적 입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가 죽은 후 남은 원고가 임진왜란의 와중에 대부분 소실되었고, 후일 문집에 수록된 것은 후학들의 기억 속에 남아 전해 온 것이거나 각처에서 수집한 자료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갑진본 계통의 각 판본에서 계속적인 작품의 추가와 교정이 가해지고, 불완전한 작품이나 타인의 작품이 잘못 끼어든 사례도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사정 때문이다.
≪남명집≫의 주요 판본들은 대부분 영인 출판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그것들 중에서도 원전의 원형을 비교적 잘 보존했으면서도 작품들이 가장 포괄적으로 망라된 이정합집본(釐正合集本)을 저본으로 삼았다. 물론 이정합집본 가운데서도 인조반정 이전에 간행된 판본과 다른 점이 있을 경우에는 변화된 부분에 유의해 원형에 가까운 것이 되도록 했다.
이번 번역에 있어서 기존의 번역본들 가운데서는 남명학연구소의 수정판을 참조했으나, 필자의 의견과 다른 부분은 대폭 바꾸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양자를 대조해 보면 확인할 수 있다. 필자로서는 이리하여 ≪남명집≫의 번역이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작품 선정에 있어서는 조식의 글들 가운데서도 여러 작품 형식을 안배하는 동시에 자주 언급되는 작품은 대부분 포괄할 수 있도록 유의했고, 그중에서도 조식의 핵심적 사상을 담은 부분은 빠짐없이 수록되도록 배려했다. 그러므로 이 번역본을 통해서도 조식 사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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