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산문선

간이 산문선

<간이 산문선> ‘글이란 무엇인가’, ‘어떤 글이 좋은 글인가’,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고민한 조선의 명문장가 최립. 당송문(唐宋文)만을 익혔던 시대, 시(詩)만을 문학으로 취급했던 시대에 문단의 흐름을 바꾼 최립의 산문. ≪간이 산문집≫에 최립의 산문 33제 34편을 실었다.

≪간이집≫은 최립이 편찬한 원고를 바탕으로 1631년(인조 9년) 교서관에서 9권 9책의 활자본으로 처음 간행되었다. 이때 운문을 앞에 실었던 당시의 문집 구성 방식과 달리 최립의 공의(公議)를 반영해 산문을 앞에 배치한다.
고려 후기에 들어온 성리학은 정치나 사회뿐만 아니라 사유와 문화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학자들은 어려서부터 송대(宋代)의 성리학서를 읽고 자랐고, 이른바 문장가라고 하는 이들 역시 당송문만 익혔다. 또한 16세기 후반까지 문학 하면 곧 시만을 의미했을 뿐 산문의 문학성에 대한 인식은 형성되지 않았다. 당시에도 뛰어난 산문 작품을 남긴 작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산문의 문학성에 대한 구체적 논의나 의식적 실천이 수반된 것은 아니었다.
이런 시기에 등장한 최립의 산문은 문단에 선풍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송의 문장으로부터 선진(先秦)의 고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전적을 철저히 익히고 녹여낸 그의 글은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기이함과 난해함, 고아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글이란 모름지기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이들에게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진부한 문장에 염증을 느끼던 이들에게는 새로운 이정표처럼 여겨졌다. 과감한 생략과 도치, 풍부한 비유와 인용으로 넘쳐난 그의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그 안에 감춰진 의미를 발견하도록 강요했으며, 그 지적 유희의 과정에 기꺼이 동참했던 독자들은 마치 낯선 세계에 발은 들여놓은 나그네처럼 긴장과 희열을 맛볼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최립의 글은 숙종 때 편찬된 관찬선본인 별본(別本) ≪동문선(東文選)≫은 물론 서유비(徐有棐)가 편찬한 ≪동문팔가선(東文八家選)≫, 송백옥(宋伯玉)의 ≪동문집성(東文集成)≫, 남공철(南公轍)의 ≪사군자문초(四君子文鈔)≫, 홍길주(洪吉周)의 ≪대동문준(大東文雋)≫ 등 사가(私家)의 선집에도 고루 수록되었다. 또한 김창협(金昌協)·김창흡(金昌翕)·안석경(安錫儆)을 비롯해 여러 고문가들의 논평 대상이 되기도 했는데, 중국의 문장을 주로 다루어왔던 당시의 정황에 비춰보자면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었다.
최립의 글은 문체나 수사 등 형식미 못지않게 내용상으로도 훌륭했다.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은 외교문서는 그저 하나의 글이 아니라 국가의 존망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차대한 것이었다. 외교문서를 전담했던 최립은 오해와 의심, 견제와 반목이 횡행하던 정국에서 민감한 현안을 간단명료하게 전하고 설득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그의 글은 당대의 사유와 가치관을 정교하게 반영한 수준 높은 ‘작품’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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