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시키부 일기> ≪이즈미시키부 일기≫(이하, ≪일기≫라 약칭)는 레이제이(冷泉) 천황의 넷째 아들인 아쓰미치(敦道) 황자와의 사랑이 이루어지기까지 십여 개월에 걸친 미묘한 마음의 동요를 기록한 사랑의 수기다. ≪청령 일기≫가 미치쓰나 어머니의 반생을 기록한 것이라면, ≪일기≫는 아쓰미치 황자와의 사랑의 한 토막을 기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기≫가 아닌 ≪이즈미시키부 모노가타리(和泉式部物語)≫라는 제목으로 된 필사본도 있으며, 일기 작품 속에서 이즈미시키부가 자기 자신을 ‘여자’라는 제삼인칭으로 칭하고 있어 소설적 요소를 가미한 점이 특징이다.
≪일기≫는 이즈미시키부와 황자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그들의 심경을 묘사하는 평서문과, 두 사람이 나눈 서간문 – 서간문에는 주로 와카가 실려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와카와 함께 짧은 문장이 곁들여지기도 한다 – 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구성 속에서, ≪일기≫는 145수의 와카가 중심축이 되어 이야기를 전개하는 독특한 서술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작품 내에 삽입된 와카의 빈도는 동시대의 다른 일기 작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일기 문학이라기보다 노래가 중심이 된 이야기집인 우타모노가타리(歌物語)와 같은 성격도 엿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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