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절> ≪유년 시절≫은 한스 카로사의 자전소설이다. 자전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작가는 유년기의 한 소년의 삶을 통해 어린 영혼 일반이 관찰하고 느끼는 감정을 리얼하게 재현해 준다. 그는 이 작품에서 유년기를 인간 존재의 서막으로 보고, 어린아이의 의식을 어른의 예지를 통해 회상하게 하고 있다. 전 16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일화의 형식을 띠면서도 각 일화가 분리되어 따로 놀지 않고 한 알 한 알이 나름대로 의미를 지닌 염주나 묵주처럼 연결되어 있는데, 여기서 연결고리를 이루는 것은 주인공 ‘나’의 의식 세계다. 작가는 주인공의 의식 세계를 어른의 눈, 즉 객관적인 눈으로 냉철하게 바라본다. 평범한 아이의 마음과 행동, 주관과 객관세계를 미시적으로 들여다보고, 망막에 투영된 상들을 가감 없이 옮겨 적는다. 이렇듯 유년 시절의 기억을 세밀화처럼 생생하게 재현하고, 어린아이의 행동거지와 심리 세계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한스 카로사는 헤르만 헤세를 방불케 한다.
헤르만 헤세는 이 소설의 ‘정원’의 장에서 작가가 자상하고 섬세하게 묘사하는 자연을 극찬했다. 그는 카로사에게 “한밤중에 나는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곧 ≪유년 시절≫의 ‘정원’을 찾아냈습니다. 그 후부터 나는 이 책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 시대의 가장 사랑스러운 책들 중의 하나입니다”라고 전한다. 여기서 카로사는 헤세처럼 아름다운 식물의 세계에만 눈길을 주는 것이 아니라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벌레들, 심지어 땅속을 기는 해충들에게도 현미경을 들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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