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녀들의 도시> 세계 최초 여성 전업 작가인 크리스틴 드 피장의 소설을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한다. ≪숙녀들의 도시≫는 프랑스 문학사와 여성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필수 텍스트로, 중세에 팽배했던 여성경시 풍조에 대한 작가의 강력한 문제제기가 돋보이는 크리스틴 드 피장의 대표 소설이다.
세계 최초의 여성 전업 작가인 크리스틴 드 피장은 여성에 대한 부당한 비난과 조롱에 반박하고 긍정적인 여성상을 제시하는 데 자신의 재능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그녀의 대표작 ≪숙녀들의 도시≫는 역사와 신화 속에서 찾아낸 사례를 들어 여성을 폄하하고 비하하는 주장을 뒤집는다. 논쟁이 되는 성격의 일부 장을 발췌한 대신 생략된 부분에 줄거리를 요약해 넣었으며 작품 전체 차례를 부록에 실었다.
중세, 여성경시 풍조에 정면 도전한 소설
장 드 묑의 ≪장미 이야기≫는 전통적인 여성 혐오론의 관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이었다. 그러나 이런 관점을 견지한 건 장 드 묑뿐만이 아니었다. 대표적인 문필가는 물론 고명한 철학자들도 여성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었다. 크리스틴 드 피장은 ≪장미 이야기에 관한 편지≫라는 작품을 통해 ≪장미 이야기≫를 비판하는데 이는 곧 격한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이른바 ‘장미 논쟁’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이후 수세기에 걸친 여성 논쟁의 시초가 되는데, ≪숙녀들의 도시≫는 ‘장미 논쟁’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숙녀들의 도시를 건설하라
세 여신은 크리스틴에게 좋은 성품과 굳센 절개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모욕당하는 여성들을 위해 견고한 성채를 짓고 성벽을 쌓을 것을 명한다. 소설은 세 여신이 크리스틴에게 ‘숙녀들의 도시’ 건설 계획을 일러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크리스틴 드 피장은‘친애하는 자매들’을 적의 공격으로부터 지켜 줄 ‘성벽’으로 둘러싸인 이 도시가 그녀들의 피난처가 되어 주기를 바랐다.
역사와 신화 속 ‘여성’
작가가 살았던 시대는 백년전쟁의 혼란 속이었다. 이 시기에 활약한 여성 잔 다르크는 그녀가 평소 품었던 생각들을 뒷받침할 살아 있는 증거였다. 이 소설에는 고대로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신화 속 여성들이 당대 문인과 철학자들의 여성비하에 반박하는 사례로 등장한다. 그녀는 역사와 신화에서 숱한 잔 다르크를 찾아냄으로써 여성이 무지하고 절제할 줄 모르며 유약하다는 주장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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