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어> 숭엇마을은 산 가운데 처박힌 조그만 어촌이다.
질솥을 빼어 폭 엎어 놓은 것 같은 북쪽의 높직한 바위산은 이 마을의 뒤를 지키고 황소 등줄기 같은 남쪽의 나지막한 황토산은 이 마을의 앞울타리며 새악시 가리마 같은 동쪽의 잔솔밭 고갯길은 이 마을의 옆을 지키는 샛문이다. 만일 서쪽으로도 산이 둘러쳐 막혔더면 숭엇마을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돈짝만한 하늘 조각밖에 구경 못 하겠지만 자연의 조화는 과연 위대한 것이어서 동쪽에서 굽이쳐 흘러내려온 한 줄기 시냇가닥이 마냥 실오라기처럼 내뻗을 수 있을 만큼 서쪽은 너무도 속 시원하게 툭 터져 넓은 들판이 훤하게 내려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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