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Bloem)

블룸(Bloem) 완결

*Bloem(블룸-네덜란드어); 사전적 의미로 꽃, 꽃처럼 생긴 것을 뜻함. 꽃밭이 광활히 펼쳐진 4월의 암스테르담. 동화 같은 낯선 땅에서 두 남녀가 만났다. “한국인입니까?” 싱그러운 봄꽃 같은 여자가 제하의 눈에 담긴 날이었다. 한 번으로 스칠 줄 알았던 인연은 두 번, 세 번 되돌아왔다. 짧지만 진득했던 시간은 그만큼 서로의 벽을 빠르게 허물어트렸다.“만약 아무 일도 없길 원하는 거라면 나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제하가 넌지시 경고했다.“그래도 정말 괜찮겠어요?”“……저는, 제하 씨를 믿으니까요.”신중할 기회를 주려 했으나 도리어 속박당하는 기분이었다. *숨을 고르는 하민의 입술이 바들바들 떨렸다.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그녀는 자신이 제하를 거부하지 못했으리란 걸 알았다.“송하민 씨.”갓 깨어난 본능이 발악하듯 들끓었다. 제하가 코끝이 스칠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 채 속삭였다.“그러니 믿는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절제할 필요도 없이 무감하기만 했던 마음에 꽃이 활짝 폈다. 영원히 지지 않을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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