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고등학교 2학년 새 학기의 시작.
여느 때와 같이 평범한 학교생활을 꿈꾸던 김준영의 바람은 첫날부터 완벽하게 틀어지게 된다. 바로 개학식을 진행하기 위해 전교생이 모인 강당에서 문제아로 찍힌 김재우와 조승훈, 두 사람과 실수로 부딪치게 된 것. 당시에는 단짝 친구인 박한석의 난입으로 어영부영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으나 이내 그것이 진정한 악연의 시작임을 깨닫게 된다.
‘나 박한석한테 첫눈에 반했다.’
김재우는 김준영의 오랜 단짝 박한석에게 반했다며 오작교 역을 사주하고,
‘난 걔가 이 연애를 성공하든 말든 관심 없어.’
‘김재우 도와줄 생각 없으면, 그럼 넌 이 판에 왜 꼈는데?’
‘그걸 질문이라고 해?’
‘왜, 왜 낀 건데?’
‘재밌어 보이니까.’
쾌락주의에 찌든 조승훈은 그저 재미를 위해 두 사람의 오작교 역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첫 번째 플랜의 이름은 운명처럼 마주치는 그대이다.’
두 사람을 이어 주기 위한 이들의 작전,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
“박한석이 내 첫사랑인 만큼, 제대로 된 연애를 하기 위해 주말 동안 연애와 관련된 글을 모두 섭렵했다.”
뭐? 첫사랑? 그럼 저 새끼도 모태솔로야? 경악하는 나를 뒤로하고 김재우는 줄줄이 읽은 책의 제목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충격이 거기서 멈췄으면 다행인데 반쯤 얼이 빠져 가만히 얘기를 듣던 내게 불현듯 기시감이 스쳐 지나갔다. 어라?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 봤는데?
고민은 길지 않았다. 김재우가 댄 책의 제목들은 다름 아닌 누나가 어렸을 적 읽던 유치 뽕짝의 인터넷 로맨스 소설들 제목이었으니까. 한물이 가도 너무 가 심지어 당근 마켓에 올려놓아도 팔리지 않는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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