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라 불린 황자와 결혼했다.
벌써 그와 혼담이 오간 네 명의 여인이 모두 피투성이의 주검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요컨대, 나는 이 괴물에게 바쳐진 산 제물이었다.
죽음을 각오한 첫날 밤.
“으르르르…….”
짐승의 소리가 그의 목울대를 타고 울렸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옳지, 가만히 있어.”
“응.”
그는 은근슬쩍 위를 바라보면서 내 무릎 위로 머리를 올린다.
심지어는 턱을 좌우로 비틀며 더 내밀기까지.
쓰다듬어 달라고?
*
“렌, 제발 가지 마.”
“너 없이는 살아갈 수 없어.”
그는 여전히 애절한 눈빛을 하고선 내 소맷부리를 움켜쥐었다.
상처받은 가슴 한구석이 짜르르하게 울렸다.
아무래도 나는 이 괴물을 지나치게 잘 길들여 버린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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