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상냥한 빌런에게>는 가이드버스를 기반으로 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입니다. 극중 등장하는 설정 및 세계관은 기존의 가이드버스와는 차이점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극중 <센티넬>이라는 직업적 단어에 ‘저작권이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두 개의 힘을 동시에 가진, 달리아 본클로제와 다섯 번째 회귀자 위르겐 악셀 에델레드.
하루라도 더 살아남기 위해선, 둘에겐 서로가 절실하였다.
<본문 중>
달리아의 하얀 다리에 입 맞추며 무릎까지 올라온 그는 뚜렷한 만족감을 느꼈다.
제 세상에 새롭게 나타난 존재라 할지라도, 그래. 다른 이들과 다른 건 없다. 송구한 얼굴로 이러지 말라며 밀어내겠지. 저보다 높은 자가 무릎 꿇었다는 희열을 품위라는 가면 뒤에 숨긴 채, 곧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겠다며 새치름한 얼굴을 할 것이다.
뒤꿈치를 움켜쥐었던 그는 말랑한 종아리를 쓸어올리며 무릎 뒤를 움켜쥐었다. 그러며 겁먹은 새처럼 떨고 있는 그녀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하!
하지만 달리아와 눈이 마주친 순간, 위르겐의 등줄기로 오싹한 쾌감이 날카롭게 스쳤다.
입을 가린 달리아는 괴랄한 희극을 본 사람처럼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참고 있었다. 그 말간 눈에 무릎 꿇은 남자를 가득 담은 채, 숨겨지지 않는 혐오를 적나라하게 내비쳤다.
달리아의 다리를 움켜쥔 손에 무의식적인 힘이 실렸다. 그제야 움찔한 그녀가 위르겐의 방향으로 상체를 숙인다. 여전히 두 눈에 경멸과도 비슷한 감정을 지우지 않은 채였다.
“무슨 꿍꿍이십니까? 에델레드 경.”
독처럼 달콤한 음성이었다.
실소한 위르겐은 그녀의 다리를 놓아준 뒤, 무릎을 짚어 몸을 일으켰다. 순식간에 냉랭해진 검붉은 눈동자를 따라, 달리아의 고개도 움직였다.
고아하고 고귀한 위르겐 악셀 에델레드의 가면에 쩍, 금이 간다. 비스듬히 내려다보며 흘러내린 앞머릴 쓸어넘기는 남자의 눈매가 길어졌다.
“이런…. 들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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