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이혼

조건 이혼 완결

팔려 가듯 시집을 온 지도 어언 3년.집안의 반강요로 하게 된 결혼은 생각보다 더 최악이었다.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기업. 일성의 며느리라면 대부분 신데렐라를 꿈꾸겠지만 현실은 달랐다.남편의 무관심.시댁의 끝없는 이간질.동화 속,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결말과는 거리가 멀었다.차라리 시작도 안 하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비참하고 외로웠다.“…그래도 한 번쯤은 사랑, 했을까.”허비한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고 싶었는지, 작게 중얼거린 수정이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 없지.”당신 같은 사람이 나를 사랑할 리가 없었다.그렇게 그와 이혼을 결심한 날.가정 법원 앞, 교통사고에 휘말리고 마는데…….“이럴 수가…….”남편과 결혼하기 전으로 돌아왔다!***“유감이네요. 나는 주한결 씨한테 원하는 게 전혀 없거든요.”과거엔 주한결만 있으면 그냥 좋았다. 그가 저를 사랑해준다면 원이 없을 것 같았다.주한결이 없어야만 제가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기 전까지는.“그럴 리가 없잖습니까. 사람이 어떻게 원하는 게 없을 수가 있어요?”한결이 와락 표정을 굳히며 물었다.역시, 그냥 물러날 사람이 아니지. 원하는 게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가지고야 마는 성정이었다.이렇게 된 이상 절대 들어주지 못할 걸 생각해내야 했다.뭐가 있지? 돈? 집? 명예? 물질적인 것이 아닌 추상적이고 감성적인 무언가가 필요했다.“……뭐든 처음은 한 번뿐이잖아요.”그래, 그게 있었지.“그러니까 적어도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고 싶어요.”사랑.제가 아는 그라면 절대 못 들어줄 사항.이 정도면 깔끔하게 포기하고 돌아서지 않을까?“사랑하는 사람. 그거면 됩니까?”“네?”하지만 그런 예상과는 다르게 상황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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