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종이에 검은 글씨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맞선을 보러 나온 자리에서 마주하게 된 혼전계약서.1. 결혼 기간 중 각자 사생활을 존중하며 간섭하지 않는다.2. 이혼할 시, 위자료 지급은 없는 것으로 한다.계약서의 내용은 아주 단순했다.단순했지만, 태윤이 희수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다 있었다.정략결혼답게 지금껏 살았던 대로 각자 알아서 잘살자는 내용이었다.“그런데… 이 부분.”“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나?”“위자료 부분이요.”역시나 돈이었다.태윤이 경멸 어린 시선으로 희수를 응시했다.“거액의 위자료는 없지만 약간의 위로금은 있다고 해두지.”그가 비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그녀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네. 알았어요.”“그쪽이 더 넣고 싶은 조항은?”“없어요.”위로금.그녀에게는 자유를 줄 행운의 열쇠였다.잠시 자유를 생각하는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가 사라졌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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