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린내가 진동한다. ‘목줄 없는 사냥개.’ 그의 별명답게 모든 건 순식간에 끝이 났다. 겁도 없이. 감히 그에게 덤벼 들었던 장성들은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나가떨어져 신음했다.사냥을 마친 사냥개의 표정은 권태롭기 그지없다. 그는 제 얼굴에 튄 핏자국을 스윽 닦아냈다.검은 수트 위로 더블 코트를 걸치고 있는 우아하면서도 다부진 몸이, 곧이어 소담을 향해 천천히 돌아섰다.그리고는 나직이 그녀를 불렀다.“이리 와. 이소담.”소담은 저도 모르게 여린 어깨를 움찔거리며 한 두 발짝 뒷걸음질 쳤다. 그러자 그의 목소리가 더욱 서늘하게 내리깔렸다.“남편 말 들어야지? 소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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