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은 내가 질릴 때까지 나랑 자는 거야.
내가 원할 땐 언제, 어디서든 벗고. 어때, 쉽지?”
훑고, 바라보고, 살피는 다분히 무례한 상사의 눈동자가
지독히 퇴폐적인 빛을 띠고 윤아를 직시했다.
“내가 오윤태에게서 벗어나게 해 줄게.”
못 들은 걸로 하겠다고 돌아서야 했다.
하지만 그가 내건 것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윤아의 인생을 쥐고 흔들 끔찍한 악마를 떼어 내는 일이었다.
지금껏 아무도 해 주지 못했던 일.
“제가…… 제가 선택한 거예요.”
“그래. 질릴 때까지 놀아 보지, 뭐.”
꽤 오래 체념 속에 살아온 그녀의 가슴에
차무혁은 욕망의 불씨를 지폈다.
그것은 처음으로 그녀가 품은 욕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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