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저택, 푸른 수영장, 시커먼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
그리고 물 위에 시체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는 남자, 고재현.
저 남자가 오늘부터 이혜준이 보호해야 할 의뢰인이었다.
삼엄한 감시 속에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남자.
괴괴한 침묵 속에 갇혀 지내는 남자.
그 침묵이 무섭다고 말하는 남자.
여기에서 그녀의 역할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이혜준 씨는 방금 밖에서 본 경호원들로부터 절 경호해 주셔야 해요.”
야생의 강인한 동물을 떠올리게 하는 단단한 턱이 벌어지며 수상한 제안을 했다.
“제 여자 친구 행세를 하면서.”
평균 3.0 (1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