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 가득 붉은 해넘이가 아름다운 화곡마을.
공보의로 고향에 돌아온 소꿉친구 은태와 8년 만에 재회한 하현.
멀어져야만 했던 이유 같은 건 잠시 바람에 묻은 채,
하현은 굳게 다짐했다.
그와 예전처럼 가까워지기로.
“나… 그, 머리 아파. 열도 좀 나는 것 같고…”
“꾀병인 것 같으니까 나 나가본다.”
우선 꾀병 부리기는 실패.
“너 변태야?”
“그러게. 나 진짜 변탠가….”
탄탄해진 그의 몸을 훔쳐보다 걸리기도 여러 번.
그렇게 기웃기웃 마음이 기울던 어느 날.
“우리가 다시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이윽고 마주한 은태의 서글픈 진심 앞에서,
“…너는 괴로워하지 마. 내가 네 몫으로 남겨 둔 거, 아무것도 없으니까.”
하현은 쉽사리 답하지 못했다.
어느새 그녀는, 서은태란 가을에 함빡 물들어버렸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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