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치웠더니 흑막이 꼬여버렸다

쓰레기를 치웠더니 흑막이 꼬여버렸다 완결

자그마치 16년이었다.
‘그’와 연이 닿아 가족처럼 지낸 세월이.

“자기야, 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지?”
“우리 자기 진짜 미안. 빨리 오려고 했는데 아리엘이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왜 그래.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키오네. 너도 아리엘 몸 약한 거 잘 알면서…….”

키오네는 저보다 소꿉친구를 더 챙기는 약혼자의 말에 헛웃음을 터트렸다.

아무리 가족 가족 노래를 불렀어도 이렇게 가‘족’같이 굴 줄은 몰랐지.

그러나 가문과의 약속을 무작정 깰 순 없었기에, 키오네는 느슨해진 약혼 생활에 긴장감을 주려 했다.

그리하여 차후 아카데미를 이끌 천재 마법사와 계약 관계를 맺으려 했는데.

“건방진 건 곧 오러마스터가 될 예정이라 그런 건가? 아니면 태생이 잘난 귀족이시라?”

어째 인성 터진 마법사는 저를 싫어하다 못해 증오하는 것 같았다.

‘이 방법도 망한 건가…….’

그렇게 모든 걸 포기할 무렵.

“요즘은 나한테 관심 없나 봐?”
“……뭐?”
“전에는 친구 하자고 그렇게 따라다니더니. 이젠 안 그러기에.”

그녀의 까만 머리칼을 쥔 아인이 눈을 맞췄다.

“아직 그 계약 유효해? 유효하면 내기 하나 하지. 내가 이기면 너와 각별한 사이가 되는 걸로.”

나긋한 목소리를 낸 그가 호흡이 얽힐 거리로 다가왔다.

바짝 긴장했던 키오네는 가까운 거리에서 고개를 비트는 그의 모습에 침을 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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