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복숭아 펀치

스위트 복숭아 펀치 완결

[백도준, 홈런 치고 난투극으로 퇴장! 14G 출장 정지. 사실상 시즌 마무리]

경기 중 폭력을 휘둘러 징계를 받게 된 백도준은 시즌 중 한국으로 일시 귀국하게 된다.

그는 차를 타고 가다 다 낡은 짐 자전거의 기습을 받는다.
자전거에 타고 있던 사람은 어릴 때 그에게 충격적인 야구 실력을 보여준 권은기.
어릴 적 제 머리만 한 글러브와 다 낡은 배팅장갑, 거대한 스포츠백을 메고 다니던 권은기는 여전히 궁상맞고 가난하다.

“권은기 선배?”
“어, 저. 저를 아세요? 어떻게…….”

12년 만에 만나게 된 권은기는 도준을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
어린 시절 그에게 ‘야구의 신’으로 보였던 은기는 사실 입을 떼면 허술하기만 하다.
도준은 괜히 말갛고 멍한 얼굴에 시비를 걸고,
은기는 당황해 아무 말 하지 못하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쓰러진다.

백도준은 불만스러워하면서도 은기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치료를 하는 동안 옆을 지키다,
저도 모르게 잠든 은기 곁에서 잠이 든다.

‘어떻게 잠들었지?’

잠에서 깨어난 백도준은 충격에 빠진다.
남부러운 것 없는 남자는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심각한 불면증을 앓는 중이었다.
그런데 권은기 옆에선 까다로운 수면 루틴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는데 숙면을 취할 수 있었던 것.

이를 알게 된 도준의 에이전트 겸 변호사는 은기에게 컨디셔닝 매니저직을 제안.
도준은 우연일 뿐이라고 부정하지만,
은기 없이 다시 밤을 맞은 그는 잠들지 못하고 결국 권은기를 찾아간다.

“역시 몸으로 갚으실래요, 선배? 나는 선배가 매일 같이 있어 줬으면 좋을 것 같은데.”

-

도준은 굳어 든 얼굴로 고요하게 잠든 얼굴을 물끄러미 봤다. 달라진 건 눈앞의 상대뿐이었다. 그는 자신에게만 들리게 한숨을 내쉬고 은기의 등을 깊이 둘러싸고 있는 팔을 조심스럽게 빼냈다.
끼익.
그가 은기를 깨우지 않고 팔을 빼내는 것에 성공했을 때, 병실 문이 열렸다. 도준은 아직 침대 위였다. 남자의 넓은 등이 잘못을 하다 걸린 아이처럼 움찔, 울렸다.
“흐음.”
슬쩍 돌아보자, 장현이 얄궂은 표정으로 헛기침을 했다.
입술을 끌어올려 웃고 있지만, 장현은 눈으로 욕을 쏘아 보내고 있었다. ‘어제 계속 개소리를 하더니 몸으로 갚으란 게 역시 그런 뜻이었냐, 미친놈’이란 힐난이 담긴 눈빛이었다.
“말하지 마.”
도준의 경고에도 장현은 참지 못했다.
“잤냐?”
눈빛에 담긴 비난이 짙어졌고 자신의 선수를 짐승 보듯 했다. 사이드 테이블에 놓인 물병을 가져가 따며 도준이 인상을 잔뜩 구겼다.
“……그냥, 잠만 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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