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당가의 가이드

사천당가의 가이드 완결

폭주한 에스퍼에게 휘말려 죽은 S급 가이드 은명.
그런데.

“왜 나 살아있지?”

하필이면 무협 소설 속으로 들어왔다.
그것도 독으로 유명한 ‘사천당가’에.

은명은 널브러져 있는 환자들을 어쩌다 가이딩하게 되고,
곧 이곳의 내공이 에스퍼들의 파동과 같은 것임을 깨닫는데…….

“아직도 모르겠느냐? 넌 살아있는 영약이다.”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지?”
“의원님, 손 잡아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주화입마로 본래 죽어야 할 것들을 살려줬더니,
처음 맛보는 가이딩에 환장한 놈들이 떨어지질 않는다.
설상가상 또 다른 빙의자도 등장하는데…….

“넌 또 뭐냐?”

무협 소설에 들어와서도 가이딩을 하는 S급 가이드의 대환장파티★

______________

“흐으.”

한 번에 훅 나가는 기운을 느끼며 은명이 신음을 흘렸다. 머리가 핑 돌았다.
안 되겠다. 내일을 기약하며 은명이 몸을 떼려 할 때였다.

“읏!?”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몸이 한 바퀴 돌았다.
눈을 뜨자 은명은 이불에 누워 있고 그 위를 올라탄 채로 긴 머리카락을 흩뿌리며 무진이 내려다보았다.

“무진……, 도련님?”
“네가 왜 여기 있지.”

여기 있는데 왜 여기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당신을 못 살리면 저도 죽기 때문이겠죠. 그렇게 말하고 싶었으나 정지된 머리는 이상한 말을 뱉어 냈다.

“제가 살아 있는 영약이라서요……?”
“뭐?”

무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무슨 개소리를 하냐는 듯한 표정에 은명이 하, 하하 하고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아니 그게, 말하자면 긴데요…….”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까.
은명이 흔들리는 눈빛으로 회상했다.

“그게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 아버지가 사천대산에 올라 약초를 캐자고 하여 봉우리에 올랐는데……,
제가 거기서 앞구르기로 굴러떨어지는, 아니 굴러떨어지다 앞구르기를 해서…….”
“닥치거라. 이놈.”

금방이라도 후려칠 기세로 무진의 표정이 매서워졌다.

아 말할 기회는 줘야 할 것 아니에요.
그 몸 살리느라 내가 얼마나 애를 썼는데. 고맙다는 소리는 듣지 못할망정, 왜 이런 살기를 받아야 하는 거지.

이제 사천당가에 완전히 익숙해진 은명은 입술을 삐죽였다.

“들어 주시면 안 돼요?”
“뭐?”
“무슨 수작이냐고 먼저 물으셨잖아요. 그럼 제 얘기도 끝까지 들어 주셔야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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