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에 핀 꽃은 지지 않는다

살구나무에 핀 꽃은 지지 않는다 완결

이른 나이에 부모님을 여읜 여원.
그때부터였다.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
이후 할머니와 둘이 살아가지만 순탄하지 않은 관계로 인해 여원은 성인이 되자마자 인월을 떠나게 된다.

그러다 할머니의 병환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시골에 내려가고,
약수를 떠다 달라는 그녀의 부탁에 작고한 할아버지가 절대 들어가지 말라던 인월산을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기묘한 사람, 아니 존재를 만난다.

***

남자의 입술이 다시 눈에 닿았다 떨어졌다.
생전 느껴 본 적 없는 아득한 통증에 고통스러운 신음이 터져 나갔다.

“업보란다. 매구(埋鬼)의 구슬을 훔친 네 조상의 업보.”

고통에 몸부림치는 여원에 비해 남자는 평온한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자, 도와줄 테니 입을 벌려 보렴.”

뭐든 좋았다.
이 아픔을 해결해 준다면 영혼도 내어 줄 수 있었다.

남자는 숨어 있는 여원의 혀를 휘감아 올리더니 질척하게 빨아들였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고통이 사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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