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조 씨?”3년 만이었다.미세한 스침이었을 뿐인데, 마치 큰 화마라도 겪은 것처럼깊은 화상 자국을 남긴 너를 다시 만난 건.“후회 안 할 자신 있습니까.”“네, 후회 안 해요.”온유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내뱉은 문장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오히려 승조가 아는 그 무엇보다 단단했다.“비록 목적은 달라도, 이 결혼은 저한테도 정말 간절한 일이니까요.”애초부터 끝을 정해 놓고 시작한 결혼이었다.사랑이라는 고귀함 대신 서로의 목적만을 채워 넣은.“가 보죠, 그럼.”어느 만큼의 절박함이 담겼는지는 섣불리 가늠하지 못하더라도.승조는 손을 대고 싶었다.“싫으면 거부해.”“……괜찮아요. 어차피 우린 그런 관계잖아요.”누군가는 아이를 목적으로 삼아서라도 벗어나고 싶었고,누군가는 아이를 목적으로 삼아서라도 갖고 싶었다.이른 봄, 성급하게 피어난 꽃처럼 네가 다가왔다.#계약결혼 #선결혼후연애 #첫사랑 #재회물 #직진남 #상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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