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처음 본 건, 어느 여름날이었다.
집 앞 계단 앞에 쭈그려 앉아 있는 커다란 덩치와 동그란 정수리.
그 모든 게 희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누나가 저 깨운 거예요? 잠들 줄 몰랐는데 어젯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냥 곯아떨어졌나 봐.”
“…너 나 알아?”
“아, 누나는 나 모르려나? 나는 누나 되게 오래전부터 알았는데.”
빛을 닮은 아이는 굳게 닫힌 희재의 마음을 아무렇지 않게 열고 들어왔다.
어둠이 무서운 줄도 모르고.
“…왜? 내가 왜 궁금한데?”
“그냥? 예쁘게 생겨서?”
늘 어둠 속을 걷던 희재에게 기적처럼 찾아온 아이.
희재에게 아이는 빛이자, 행복이자, 삶의 이유였다.
현실이 아무리 진창이라도, 정현만 있다면 상관없었다.
“누나. 정말 나랑 같이 있고 싶어요?”
그저, 이 아이와 있으면 다 괜찮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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