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접: 붉은 속박

피접: 붉은 속박 완결

본 작품은 리디 웹소설에서 동일한 작품명으로 15세이용가와 19세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른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주시길 바랍니다.

본 작품은 가상시대물로 작중 배경과 설정은 모두 허구이며, 작품에 등장하는 요괴들은 전부 한국 전통 요괴와 관련된 설화를 각색하여 창작하였습니다.

원치 않은 혼인을 피해 궁에서 도망친 영신 옹주, 이예화.
도망친 그녀를 찾으라는 왕의 명령을 받아 예화를 뒤쫓는 연산 김가의 시헌.

도망치다 머물게 된 절에서 만 명을 잡아먹은 뱀, 만인사의 혈석을 삼킨 예화는 남자와 교접하지 않으면 죽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데…….

“그럴 땐, 제 옷자락을 붙들고 빌어야 하는 겁니다.”
“……빌다니, 그 무슨…….”
“안아 달라 하셔야지요.”

귓가에 속삭이는 음성은 다디달았으나 그의 눈은 한 톨의 감정도 느끼지 못할 만큼 서늘한 빛을 드리웠다.

“그래야 제가 조금이라도 마음이 동할 거 아니겠습니까?”

검을 다루는 그의 길고 거친 손가락이 그녀의 목을 훑고 지나갔다. 한 손에 꼭 들어오는 예화의 목은 부러질 것처럼 가늘었다.

“무슨 짓을 해도 운명에선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낮게 속삭이는 말에 예화가 열기로 달뜬 뺨을 그의 손에 비볐다. 시헌의 목울대가 울렁이며 바짝 마른 입술을 혀로 축였다.

“아니면 이대로 함께 죽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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