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청사과 낙원> 시즌1과 시즌2 사이 어딘가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
*봄, 명재원
“매화.”
맥락 없이 끊긴 허밍 틈으로 무심코 튀어나온 이름은 희게 튼 입술 새에 걸려 잠시 입안을 맴돌았다.
“양매화구나.”
참 봄 같은 이름도 다 있다.
*여름, 여난
‘좋아하는데 왜 감춰?’
‘좋아하니까 감추는 거지.’
‘…….’
‘아무나 들여다보는 게 싫으니까.’
그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는 듯, 짙은 눈동자에 흐린 음영이 배었다. 뭐라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기에 여난은 침묵을 택했다.
*가을, 양매화
‘좋다….’
아니, ‘좋다’는 말은 이 상황을 표현하기에는 지나치게 작은 것 같다. 매화는 미온해진 컵을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제 속을 찬찬히 돌아보았다. 모든 것이 흡족해서, 이 상태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할 만한 단어가 있다면….
“…….”
보통은, 행복하다고 말할까.
조심스레 시선을 올리자, 그때까지 말이 없던 재원과 눈이 마주쳤다.
*겨울, 달국
무슨 관계여야 캐럴이 울려 퍼지는 거리에서 아기자기한 선물을 건넬 자격이 생기는지 정확히 대답하기는 어렵지만, ‘친구’에게 그 자격이 없다는 건 확실했다.
“어떤 제품 찾으실까요?”
직원의 물음에 달국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러게, 뭐가 필요할까. 머릿속에는 자연히 코트 차림의 여난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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