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반역죄로 몰린 로테아 대공가는 멸문했다.
어린 남동생과 함께 살아남은 내가 가문의 명예를 복권하는 길은 단 하나뿐.
내 주군의 황위를 무사히 지키는 것.
“르예샤, 내가 네 주군이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제게 잘해 주지 마세요, 전 언젠가 반드시 당신을 죽일 테니까.”
그러기 위해선 레칸을 죽여야만 했다.
존재 자체가 반역인, 나의 태중 약혼자.
내 정체를 알지 못하면서도 날 수하로 삼고 싶어 하던 남자.
그러나 끝내 레칸은 반역을 일으켜 황위에 올랐고, 나는 정적으로서 완벽하게 패배했다.
“계속 알려 주고 있잖아. 네가 미인계를 쓰면 기꺼이 넘어가 주겠다고.”
“그리 쉬운 분이셨나요?”
“그렇게라도 네 주군을 다시 이 자리에 복위시키고 싶었던 건 너 아니었나?”
광기 어린 그의 적안이 핏물처럼 들끓었다.
“…안아 주세요.”
“…이번엔 멈추지 않아. 네가 도망쳐도 붙잡아 안을 것이다.”
지척까지 다가온 숨결.
레칸의 절제가 끊어지는 찰나를 나는 결코 피할 생각이 없었다.
일러스트: pilyeon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