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어서 하는

하고 싶어서 하는 완결

“맞선 보러 왔다면서 그렇게 보릿자루처럼 가만히 있을 거야?”
“저는…….”
“결혼할 거면 궁합이 잘 맞는지 일단 몸을 맞대 봐야지 않겠어?”

인성 쓰레기, 개차반으로 유명한 도원 그룹의 막내, 김태신.
그 악명을 생각하면 평생 엮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비록 대타로 나왔지만…… 저 이 자리에 억지로 나온 건 아니에요.”
“나도 억지로 나오지 않았어. 맞선 상대가 바뀌어서 놀라긴 했는데.”

김태신과 혼담을 주고받던 사촌 동생을 대신해 나간 맞선 자리에서
희원은 그에게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한다.

“필요하잖아요, 이미지 쇄신용 이상적인 부부를 연기해 줄 수 있는 아내.”

희원의 말이 재밌다는 듯 웃은 태신이 완전히 푼 넥타이 천을 손에 칭칭 감았다.
양쪽으로 빠르고 강하게 당기자 까만 천이 팡팡 위협적인 소리를 냈다.

“집에 여자를 데려와도 괜찮아요. 원한다면 침실도 내줄 수 있어요.”
“이 결혼에 대한 열망이 아주 눈물겹군.”

제 말 한마디 한마디에 피어오르는 그녀의 연한 홍조가 눈길을 끌었다.

“나는 내가 안지 않는 여자, 내 집에 들이지 않아. 이제 벗을 마음이 들었나?”
“그러면…… 나와 결혼해 줄 건가요?”

태신은 궁금해졌다. 저토록 긴장한 표정을 하는 주제에,
자신과의 결혼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길래 이렇게까지 절박하게 그녀가 매달리는지.

“내 아내가 되면 밤낮 가릴 것 없이 언제든 나와 어울려야 할 거야. 집에서든, 밖에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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