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귀(倀鬼)

창귀(倀鬼) 완결

신방에 호랑이가 들었다.
번쩍이는 금안이 은덕을 바라보았다.

오늘 은덕과 부부가 된 매옥당의 당주,
무영이었다.

겁도 없이 산군의 권역에 매옥당을 지은 외지인,
사방 백 리 안에서 가장 큰 은성 상단의 대방이기도 한 그는
누구도 얼굴을 본 적 없어 창귀라는 소문이 돌았는데…….

그 소문이 사실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짙은 매화향을 풍기며 은덕에게로 쏟아진 사내가
교교하게 웃더니 느른한 손짓으로 그녀를 탐하기 시작한다.

때로는 낭군처럼 부드럽게,
때로는 짐승처럼 집요하게.

눈앞의 사내는 그녀를 홀릴 창귀일까,
그녀로 배를 채울 산군일까.

매화를 훔친 아비를 대신해 팔려 와
무영의 여인이 된 은덕
그녀는 과연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런 두려우십니까?”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포식은 짐승의 본능인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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