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에 칼을 꽂는 년.
허망하게 엄마를 잃은 스무 살 서연우의 유일한 목표였다.
“액받이, 그거 하면 얼마나 줘요?”
연우는 엄마를 죽인 살인마 새끼에게 복수하고자 액받이 노릇을 자처했다.
강주원이 서연우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도록 만들 것이다.
그리고 방심한 강주원의 등 뒤에 칼을 꽂아 넣을 것이다.
***
“안녕하세요, 부회장님.”
강주원의 새까만 눈동자를 본 순간 연우는 절로 숨을 삼켰다.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눈동자가 설원의 늑대처럼 시렸기 때문이다.
“액받이 필요하다면서요, 아저씨.”
“네까짓 게 뭘 할 줄 안다고.”
“저 잘해요. ……뭐든지.”
나름의 섹스어필이었지만, 강주원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긴 다리를 성큼성큼 뻗으며 연우의 앞으로 다가왔다.
키가 몇인지 가늠도 되지 않을 만큼 커다란 남자가 시리게 웃었다.
저 남자 밑에 깔린다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여서 연우는 또다시 남몰래 숨을 죽였다.
“까까나 사 먹어.”
살짝 허리를 굽힌 그가 오만 원짜리 두 장을 연우의 하얗고 자그마한 손에 쥐여 주었다.
그러곤 연우의 온몸을 뱀처럼 훑었다.
“근데, 잘하는 거 맞나?”
주원이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너 같은 거 홀딱 벗겨 놔도 영 구릴 것 같아서 말이야.”
표지: 한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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