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후회 [독점]

오만한 후회

첫사랑이자 짝사랑.
끝내야 하는 걸 아는데도 조금만, 하며 십여 년간 간직하고 있던 조금은 구질구질한 사랑.
스텔라에게 그 모든 사랑은 단 한 명이었다.
그런데.
“스텔라 엠브로즈?”
“그래, 그녀는 어떤가?”
“남의 수발이나 들던 여자와 말인가?”
하, 비웃는 소리가 섞였다.
“내 옆자리에 그런 여자는 어울리지 않아.”
재고할 것조차 없다는 듯 단호한 목소리.
그 차가운 목소리를 뒤집어쓴 스텔라는 깨달았다.
자신이 이 사랑을 이제 끝내야 한다는 걸.
그렇게 십여 년을 끌어오던 짝사랑을 끊어 내기 위해 수도를 떠날 준비까지 하고 있었는데.
왜.
“칼리언 로체스터 공작님과 결혼하는 거란다!”
왜.
우리는 결혼식장에서 다시 만나게 된 걸까.
***
“우리는 이혼할 겁니다.”
차갑게 가라앉은 푸른색의 눈동자가 스텔라를 응시했다.
“기간은 최대 3년. 그간 당신이 해 줘야 하는 건 정숙하고 조용한 로체스터 공작 부인의 역할이죠.”
이렇게 말하면 자신에게 매달릴 거라 생각했다.
풍족한 생활을 위해 더러운 수로 제 옆자리를 차지한 여자가 아니던가.
“네, 공작님.”
그런데 왜.
“공작님의 말씀에 따를게요.”
…저렇게 초연한 거지?
표지 일러스트: 필연
타이틀 디자인: 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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