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재상이자 무패 장수로서 칭송받던 이백련의 말년은 비참했다.
온 삶을 다 바쳐 충성했던 황제에게 버림받고 자결했으니.
“다시는 폐하와 옷깃조차 스칠 일이 없기만을 바라나이다.”
그것 하나만을 간절히 바라며 목숨을 끊었는데.
“내가 먼가 뎐뎐생에서 킁 달모슬 항 게 분멍하디.(내가 뭔가 전전생에서 큰 잘못을 한 게 분명하지.)”
눈 떠 보니 그녀는 3살짜리 어린아이로 환생해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두 번째 삶은 영웅 따위는 되지 말고 안락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려야겠다.
그런데…….
“그래. 무엇을 원해? 호수를 파서 복숭아 주스로 가득 채워줄까, 나무마다 쿠키를 매달아 새들이 쪼아 먹게 해줄까.”
분명 처음 보는 대공에게서 왜 익숙한 폐하의 기운이 느껴질까.
이번이야말로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만의 삶을 살리라. 그렇게 결심했건만.
“왜. 이번에도 목을 매려고? 안 되지. 그대는 언제나 짐의 것이었는데, 두 번째 삶이라고 다를 것 같았나?”
……그런데, 그게 쉽지 않을 것 같다?
폐하. 만수무강하시고, 저는 그만 놓아주세요.
평균 3.0 (1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