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더 잘 어울려요. 화려한 드레스도, 전하의 옆자리도…… 아가씨의 인생도요.”
아끼던 하녀에게 모든 것을 빼앗겼다.
가족, 약혼자, 기어이는 이름마저.
진짜 공녀 엘레노어는 그렇게 가짜가 되어버렸다.
하나 엘레노어는 절망하지 않았다.
외려 제 삶을 가져간 하녀를 향해 기꺼이 웃어 보일 뿐.
“고마워, 나 대신 진짜가 돼줘서.”
학대를 일삼는 아버지도, 오만하기 짝이 없는 약혼자도, 죽음보다 조금도 낫지 못한 삶도.
더는 그녀의 몫이 아니다.
뺏긴 자리에는 조금의 미련도 없으니.
“내가 되길 원했잖아. 그러니 감당해 내렴, 내 불행까지 전부.”
이제, 복수의 칼을 빼어 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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