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니아의 아주 평범한 도망 [독점]

엘레니아의 아주 평범한 도망

“내 정부가 되어 혼전에 아이를 낳았다는 불명예를 감당할 수 있나?” 
“제게 뭘 주실 건가요?”
남자의 눈이 부드럽게 호를 그렸다.
그의 눈에 어린 것이 미소인지 조소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달콤했다.
“당신의 땅은 기근에서 벗어나게 될 거야. 약속하지.”
 
엘레니아 옐스베르크에게 도미니크 노트하브의 제안은 유혹적이었다.
가문의 영지가 있는 튜튼 지역은 3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었으니까. 
그것을 해결해 준다면 무엇이든지, 어떤 역할이든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덫인가. 기회인가.
엘레니아는 애써 생각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
“숨기는 게 많은 남자지, 거짓말도 아주 잘하고.”
도미니크와 결혼한다던 황녀는 튜튼을 방문하여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도미니크가 보여 주는 다정함에 점차 빠져들면서도
엘레니아의 마음에는 옅은 의혹이 번져 간다.
계약의 내용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 실종되거나 
목숨을 잃는 사건이 벌어지고.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겠죠. 사람의 입이란 믿기 어려운 거라서.”
엘레니아는 도미니크가 맥락 없이 한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이제 엘레니아에게 남은 것은 도망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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