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에 깃든 녹안의 흑룡은 삼백 년의 유예 끝에 그들에게 환생을 허락했다.
려혜를 사랑했던 전투의 화신, 대장군 무화.
수많은 사람을 구해내고도, 정작 갈망했던 그녀 하나만은 끝내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기억만은 오롯이 남았다.
“아무리 괴로워도 려혜에 대한 기억은 한 자락도 잃고 싶지 않습니다.”
무화를 사랑했지만, 마지막 황제 원렬과 강제로 결혼까지 했으나 불타 죽은 황후 려혜.
마지막까지 상처뿐이었기 때문일까.
생을 넘어 그녀를 내내 기다려왔던 그와 달리, 그녀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모든 걸 잊어도 괜찮아. 난 또 그 사람을 한눈에 좋아하게 될 테니.”
그리고 려혜의 손이 무화의 얼굴에 닿았던 그 밤, 그는 지독한 운명을 거스르기로 마음먹었다.
과오를 반복해선 안 되니까.
“그대의 황후는, 내가 뺏겠소.”
원렬 일행의 눈앞에서 기습적으로 그녀에게 입을 맞춘 무화는, 려혜를 번쩍 들어 안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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