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차가운 아내를 사랑한 끝에, 이드렌에게 남은 것은 그녀의 죽은 몸이었다.
“나도 이제는 당신이 싫습니다.”
삼 년의 결혼 생활은 그에게 짝사랑보다 더한 나락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 나락의 끝에 시간이 되돌아갔다.
돌아온 과거에서 오필리아를 마주하고 이드렌은 깨달았다.
몇 번을 심해에 처박힌다 해도, 그녀에게 되돌아가는 게 제 운명이라는 것을.
***
조용한 남편이었다. 선을 지킬 줄 알고,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
언제든 등을 돌려도 미안하지 않을 남자.
오필리아에게 이드렌은 딱 그 정도였다.
“당신을 사랑해요…….”
그런 그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그녀도 알지 못했다.
눈물과 상처로 얼룩진 상대의 뺨에 입 맞추고, 오필리아는 생각했다.
당신도 이렇게 애가 타고 마음이 아팠을까.
“당신을 사랑해요. 조금 더 일찍 말할 걸 그랬어요.”
기어코 식은 바다에 불씨를 던진 남자에게, 부디 이 모든 게 늦은 말이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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