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정말 사랑이라고 생각했어, 멜? 그래도 조금은 똑똑한 줄 알았는데.”
반역에 성공하고 마침내 대관식이 치러지던 날이었다.
모든 걸 바쳤던 남자에게 죽임을 당한 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내 인생 같은 건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
사랑한다는 말로 내 눈과 귀를 가리고, 나와 가족들을 죽인 그에게 복수할 수만 있다면.
내 손에 죽어간 남편을 살릴 수만 있다면.
되돌아온 것이 전생의 결혼식이라는 걸 깨달은 그날.
나는 남편과 계약을 맺었다.
황태자인 당신을 반드시 황제의 자리에 올리겠다는 약속이 담긴.
“대신 5년 뒤, 전하께서 황제가 되신 후에는 저를 궁에서 내보내 주세요.”
복수는 얼핏 순조롭게 시작하는 듯 보였다.
“나는 그대를 내 곁에 두고 싶은데, 안 됩니까?”
다시 만난 남편이 과거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기 전까지는!
***
“그대가 원하는 사내가 되려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니, 아멜리아.
달큰히 귓가에 달라붙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
은밀하게 귓가를 파고들어 제게서 고개를 돌리지 말라 애원했다.
“부디 곁을 허락해 주세요.”
그가 살풋 눈을 접으며 내 머리카락을 한 줌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마치 보란 듯 그것을 입가로 가져가 나와 맞춘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느릿하게 입을 맞췄다.
온몸이 발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아찔한 시선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그대를 떠나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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