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이면 저죠?”
빛나는 에든벨의 수치, 개망나니 황자 싱클레어.
그리고 아스웰드 가의 절름발이 사생아, 엘라이나.
늙은 공작의 후처로 팔려가게 생긴 엘라이나에게,
그는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계약 결혼을 강요한다.
“네게는 이것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단 걸 알아서.”
“하지만 저처럼 시궁창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은 제국에 널렸을 텐데요.”
“누가 보아도 네가 제일 시궁창이니까.”
엘라이나는 결국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치한 소설처럼 사랑에 빠졌다.
감히 주제도 모르고.
그리고 알게 되었다.
왜 싱클레어가 제게 그런 제안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오래전, 제 다리를 망가트린 사람이 누구였는지 역시도.
“날 떠나지 말아 줘.”
이별을 고하는 엘라이나에게, 그는 개처럼 빌었다.
“차라리 내가 싫어졌다고, 두 번 다시는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해. 매일 눈을 뜰 때마다.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하게. 그렇게 너도 날 지옥으로 밀어 넣어.”
절대 아무것도 포기할 수 없다는 듯이.
“단, 내 곁에서. 죽을 때까지, 평생.”
하지만 엘라이나는 다짐했다.
언제나 늘, 구원의 탈을 쓰고 찾아와, 어김없이 제 목을 조르고 마는.
한때는 유일한 친구였고, 은인이기도 했으며, 사랑하는 남자였던.
또 이제는 죽이고 싶은 당신을 이번에야말로 가장 비참하게 버리고야 말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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