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무 데도 못 가. 내가 갖기로 결정했거든.”
***
'제 친구가 죽었어요!’의 친구를 맡은 엑스트라가 되었다.
곧장 원작에서 도망친 나는 방구석 폐인이 사는 성에 취직했고, 매일 평온했다.
성의 주인이 피를 뒤집어쓴 채 한밤중에 돌아오는 걸 발견하기 전까지는.
“이런, 들켜 버렸네.”
히익. 개꿀 빠는 줄 알았던 직장이 여주에게 미쳐 피의 학살을 하고 다닐 악역의 아지트였다니!
***
살기 위해 도망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어쩔 수 없이 그가 조금만 덜 미친 자가 되도록 보살폈는데….
“전 약혼자가 있어요.”
“괜찮아. 내일부터 없을 거야.”
“네? 왜요?”
“이따 죽을 거라서.”
그게 무슨 소리야, 이 도라방스야!
“오늘은 손만 잡고 잘게.”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말을 하며 그가 거칠게 크라바트를 끌어 내렸다.
“원하면 진도 빼고.”
“원하지 않아요.”
“글쎄. 두고 봐야지. 유혹해 줄 테니 잘 참아 봐.”
“자, 잠깐만……!”
재빠르게 셔츠를 풀어 헤친 그의 다급한 숨결이 목덜미를 뜨겁게 덮쳐 왔다.
여주 놔두고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살려 주세요.
악역이 사람 착각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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