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자고 달아난 여자를 잡아 와.”
“예?”
“긴 금발, 파란 눈, 키는 내 어깨 정도. 음…… 너, 키가 얼마지?”
“……예?”
“키가 딱 너만 한데, 네 키가 얼마냐고.”
순식간에 클로이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래, 그렇겠지.
공작과 동침하고 달아난 그 여자가 바로 나니까.
물론 공작은 나를 남자로 알고 있지만.
엄마를 살리기 위해 죽은 오빠의 모습으로 남장을 하고 울파즈 공작가에 취직한 클로이 리든.
휴가 마지막 날, 그녀는 제 본모습으로 공작과 하룻밤을 보낸다.
그녀가 여자인지도 모르는 공작이기에 아무 의미 없는 하룻밤의 일탈이라고 생각하며.
분명 그랬는데…….
***
“이게 무슨 냄새지?”
“예?”
“이 냄새 너한테서 나는 것 같은데. 너, 가까이 와 봐.”
자꾸만 그녀한테서 동침한 여자의 체향이 난다고 주장하는 공작.
미친……듯이 정확한 후각이었다.
마치 무슨 짐승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자인 걸 들키게 된다면 이미 엄마의 약값으로 다 써 버린 1년 치 월급과 함께 위약금까지 물어내야 하는 상황.
클로이는 차라리 들키기 전에 달아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녀의 계획은 거의 성공적이었다.
공작이 그녀를 잡으러 오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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