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저주받은 항아리를 찾아서 깨뜨려 줘!"
볼모로 잡혀간 크레디온 제국에서 만난 작은 존재들.
간절하게 부탁하는 모습이 귀여워 스텔라는 그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다.
그 속에서 나온 건 다름 아닌 곡괭이.
"테라 여신님의 가호를 받은 고결한 곡괭이야!
이제 스텔라도 고결한 농사꾼이 될 수 있어!"
농사라니.
아무리 사생아지만 농사와는 거리가 멀었던 스텔라는
그럴 리 없다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만 곡괭이에 손을 뻗게 되고,
저 밖의 정원이 자신을 부르는 것만 같다.
이상하다, 왜 이렇게 농사를 짓고 싶지?
***
자신이 다스릴 영토를 늘리는 것에만 집중하던 카이.
그 외의 모든 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그는
어느 날 황성 한구석에서 의문의 밭을 발견하고는
왠지 모를 향기로움에 끌려 그곳으로 다가간다.
거기서 발견한 것은...... 다름 아닌 당근?
"이런 데 웬 당근이......"
"뭐야, 배고팠니? 보아하니 말단 기사 같은데, 그 당근 가져가서 먹어도 돼."
곡괭이를 들고 다정하게 말하는 낯선 여자의 모습에
카이는 저도 모르게 당근 하나를 들어 입에 넣었다.
그날 밤,
"뭐야, 그 당근......왜 자꾸 생각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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