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내 여인임을 잊지 마라.”
따뜻한 어느 봄날 매화 꽃잎과 같이 날아든 사내가 그녀에게 한 첫마디였다.
방탕한 호색한이라 소문난 진헌 대군,이운.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차가운 목소리만큼이나 서늘했다.
은설이 혼인해야 하는 진헌 대군은 그런 사내였다.
하지만 지옥 같은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은설은 기꺼이 감내하기로 했다.
살고 싶었다.
이곳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진헌 대군이 또 다른 지옥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그렇게 스스로 운연궁으로 들어왔건만.
“지금 이곳에서 초야를 보내고 싶습니다. 제 여인이 되어 주세요.”
“부인이 처음이라고 하면 믿어 주시겠습니까?”
집착과도 같은 그의 고백은 지옥이 아니라 따뜻한 봄 햇살이었다.
운연궁의 은밀한 밤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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