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님. 이제 그만 하세요.”
“왜요. 이렇게 하다가 애라도 가질까 봐 걱정됩니까?”
태준의 가라앉은 목소리에 우경은 이를 악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동요 없는 그의 얼굴에는 서늘한 비소가 고여 있을 뿐이었다.
“그러면 김우경 씨에게 더 좋은 일이 아닌가?“
“…….”
“적어도 파트너로는 살지 않아도 될 테니 말입니다.”
둘 다 싫었다. 그의 파트너로 사는 것도. 그 이상을 욕심내는 것도.
어떻게든 이 남자를 밀어내야만 했다.
우경은 끝끝내 미뤄왔던 말을 내뱉었다.
“전… 전무님을… 배신했습니다. 그동안… 전무님을 기만해 왔다고요.”
어렵게 토해낸 고백에도 태준은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 오히려 가소롭다는 듯 움찔거리는 우경의 얼굴을 집어 올리며 눈을 맞췄다. 짐승 같은 관계를 암시하는 눈동자에 우경의 가슴이 두려움으로 달음질을 쳤다.
“상관없어.”
“네?”
“니가 뒤에서 무슨 쇼를 벌였든 상관없다고.”
“…전무님.”
“네가 할 일은 내 옆에서 평생 이렇게 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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