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인가, 내 누이를 살해한 여자가. ]
전생을 깨닫고 보니 막장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남편 내연녀를 죽였다가 그녀의 남동생 손에 무참히 죽는.
그를 피하고자 그 여자를 구해 낸 것뿐인데.
“누이의 은인이시라고요. 그럼 편히 머무십시오. 이혼 후 거처를 마련할 때까지 이 저택에서, 편하게.”
날 죽일 남자와 단단히 엮여 버렸다.
목에 검이 들이밀어진 채로.
***
결혼이 무덤이라면 죽어서라도 걸어 나와야 했다.
“유서 깊은 문관 가문에 근본 없이 천박한 졸부 가문 아이가 들어왔구나.”
“다른 여자랑 고작 몇 번 잔 것도 이해 못 하면 어쩌자는 거야!”
“언니, 그 사람은 제가 좋대요. 그 사람, 제게 양보해 주시면 안 돼요?”
시모의 패악과 남편의 외도, 의동생의 기만까지.
그래서 결정한 이혼이었다. 이혼 후엔 약속대로 떠나려 했고.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진심을 말하십시오. 언제나처럼 웃는 얼굴로 숨기려 하지 말고.”
“…….”
“또 혼자 울려고 그러십니까.”
북풍처럼 냉혹하기만 하던 남자의 눈이 미풍처럼 온화해지기 시작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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